예루살렘 공방전(Kingdom of Heaven)

Kingdum of Heaven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예루살렘 공방전에 관련된 영화인대요, 올랜도 블룸, 에바그린, 리암 니슨 등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배경인 예루살렘 공방전은 1187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살라딘(출처 : 영화 Kingdom of Heaven)

예루살렘왕국은 1차 십자군 전쟁에 의해 1099년에 세워진 국가이고, 약 90년간 예루살렘 일대를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이집트에서 살라딘은 파티마왕조를 무너뜨리고 아이유브 왕조를 세워 시리아까지 진출합니다. 예루살렘왕국은 살라딘에게 1187년 하틴 전투(Battle of Hattin)에서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예루살렘국 국왕 뤼지냥의 기(Guy of Lusignan)를 포함한 대부분의 귀족은 포로로 잡혔고, 그 해 여름 동안 살라딘은 신속하게 예루살렘 왕국의 대부분을 점령하였습니다.

이 때, 이벨린의 영주 발리앙(Balian of Ibelin)은 가족들을 데려가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갑니다. 발리앙은 예루살렘 왕국의 제후이자 왕의 자문역이었으며, 대략 1140년 경 태어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는 예루살렘 왕국의 제후인 바리장 디블랭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바리장은 평민 기사 출신으로 이벨린 영주로 봉해진 후 부유한 상속녀와 결혼하면서, 제후로 신분이 수직상승한 입지 전적의 인물이었습니다.

이벨린의 발리앙(올랜도 블룸, 출처 : 영화 Kingdom of Heaven)

발리앙은 자신의 아내와 가족들을 안전하게 옮기겠다는 이유로 살라딘에서 통행을 요청하였습니다. 살라딘은 그의 요청을 허가하는 대신 자신에게 저항하기 위해 무기를 들지 말고, 예루살렘에 하루 이상 머물지 말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발리앙은 기독교를 위해서 이 의무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예루살렘 주교의 얘기를 듣고 예루살렘을 지키기로 결심 하였습니다.

발리앙은 자신의 결정을 살라딘에게 알렸고 예루살렘을 항복시키려는 살라딘의 제안을 거절하였습니다. 당시 예루살렘은 살라딘의 정복을 피해온 피난민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전역에 싸울 수 있는 기사는 14명도 되지 않아 발리앙은 60명의 새로운 기사들을 서임하였습니다.

살라딘의 군대는 9월 20일 예루살렘에 도착하였고, 살라딘과 발리앙의 협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살라딘은 예루살렘에 무혈입성할 준비를 하였으나, 주민들은 도시를 떠나는 것을 거부하고 도시를 평화롭게 넘겨주느니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 도시를 파괴하는 것이 더 났다고 맹세하였고 곧 공성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예루살렘 공방전(출처 : 영화 Kingdom of Heaven)

치열한 공성전이 이어졌습니다. 9월 말경 전세가 불리해지자 발리앙은 살라딘을 만나 협상하기 위해 도시를 나섰고, 처음에는 거절했던 항복을 다시 제안하였습니다. 살라딘은 처음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예루살렘의 항전이 치열한 것을 본 살라딘은 협상에 응하였고, 둘 사이에, 예루살렘이 평화적으로 살라딘에게 양도된다는 조약이 맺어졌습니다. 살라딘은 포로들에게 금값을 요구하고, 만약 이러한 돈이 지불되지 않을경우 노예가 될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발리앙은 영국왕 헨리 2세(Henry II of England)가 예루살렘에 건립한 기금과 자신의 사비를 들여 이들을 석방하게 됩니다. 석방된 사람들은 이집트, 유럽, 안티오크, 동로마 등으로 이동하였습니다. 1187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8세는 예루살렘 함락 소식을 듣고 제 3차 십자군을 구성하게 됩니다.

시빌라(에바 그린, 출처 : Kingdom of Heaven)

그 후 발리앙은 예루살렘왕의 자문역으로 계속 있으면서 3차 십자군에서 영국의 사자왕 리처드와 살라딘의 협상을 중재하기도 하다 1193년 50대 초반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발리앙은 2남 2녀를 두었는데 모두 주변의 명문가와 결혼하거나 영주 등을 지냈다고 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시빌라는 예루살렘 왕 보두앵 4세의 여동생으로 실제로는 발리앙과 20살 가까이 차이나고 연인보다 정적에 가까운 관계였다고 하네요.